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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2020)리뷰 - 영화가 달리는 순간부터 관객들도 함께 전장 속을 달리게 된다

달빛나루 2021. 4. 12. 17:00

1917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홈페이지

 2020년 2월 9일에 열린 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반전의 연속이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가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하여 무려 5개의 부분에서 수상을 하는 이변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생충'의 예상치 못한 이변에 눈물을 흘린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기생충'의 강력한 라이벌로 불렸던 샘 멘데스 감독의 '1917'(2020)이 그 주인공입니다. 오늘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치열한 아카데미 레이스 경쟁을 펼쳤던 작품 '1917'의 리뷰입니다.

 

 

1917 예고편

출처 : 배급사 스마일이엔티 공식 유튜브

영화 정보 및 줄거리 소개


1917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홈페이지

영화 제목 : 1917

장르 : 드라마, 전쟁

감독 : 샘 멘데스
개봉일 : 2020년 2월 19일

러닝타임 : 119분
관객 수 : 87만 명
출연 : 조지 멕케이(스코필드 역), 딘-찰스 채프먼(블레이크 역), 콜린 퍼스(에린무어 역), 베네딕트 컴버배치(매켄지 역)
제작비 및 글로벌 흥행 성적 : 1억 달러 - 3억 7400만 달러

 

 줄거리 :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17년. 독일군에 의해 모든 통신망이 파괴된 상황 속에서 영국군 병사 '스코필드'(조지 맥케이)와 '블레이크'(딘-찰스 채프먼)에게 하나의 미션이 주어졌다. 함정에 빠진 영국군 부대의 수장 '매켄지' 중령(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에린무어' 장군(콜린 퍼스)의 공격 중지 명령을 전하는 것! 둘은 1600명의 아군과 '블레이크'의 형(리차드 매든)을 구하기 위해 전쟁터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사투를 이어가는데...

 

전쟁의 한복판에서 '원 컨티뉴어스 숏'


1917 스틸컷 출처 : 네이버 영화 홈페이지

 '1917'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원 컨티뉴어스 숏'(One Continuous Shot)이란 여러 장면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단 하나의 테이크처럼 이어지게 하는 촬영 기법입니다. '1917'외에는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튜 감독의 '버드맨'(2014)이나 매튜 본 감독의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2015) 등에서 활용되기도 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1917'과 '원 컨티뉴어스 숏'의 만남은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샘 멘데스 감독이 의도한 대로 관객들은 마치 진짜 전쟁터의 한복판에 있는 것 같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치 같이 서 있는 득한 미친 현실감에 관객들은 빠져들었습니다. '쇼생크 탈출'(1994),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2015) 등 같은 명작들의 촬영감독을 맡아온 로저 디킨스 감독이 얼마나 뛰어난 능력을 지녔는지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917 스틸컷 출처 : 네이버 영화 홈페이지

 특히 폐허가 된 도시에서 벌어지는 스코필드와 독일군의 추격신에서는 압도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군가가 앞에 서 있는 상황에서 터지는 조명탄 그리고 밝혀지는 서로의 정체. 그리고 그곳이 전쟁터임을 다시 깨닫게 되는 추격신까지 정말 완벽한 구성이었습니다. 특히 계속해서 터지는 조명탄과 그로 인해서 생기는 콘트라스트는 너무 영화의 너무나도 아름답게 연출이 되어있어서 넋을 놓고 보았습니다. 샘 멘데스 감독님의 연출력이 독 보이는 신이었습니다

훈장이라는 가벼운 것에 거는 무거운 생명


1917 스틸컷 출처 : 네이버 영화 홈페이지

 전쟁 영화에서 애국심을 고취하는 장면은 단골 소재입니다. 수많은 전쟁 영화에서 애국심을 고취하는 장면은 등장하는데 명작이라고 불리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의 성조기 장면은 영화의 유일한 단점으로 언급이 되기도 합니다.  한국 전쟁 영화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최근에 개봉한 '봉오동 전투'(2019)의 경우에는 매우 심각한 애국심 고취 장면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눈살을 찌푸려야 했습니다.

 '1917'에서 이러한 애국심을 고취하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1917'은 오히려 애국심을 고취하게 하는 물건인 훈장을 애물단지 취급을 합니다. 영화의 초반부에 스코필드는 블레이크와의 대화에서 훈장을 와인과 맞바꾸어서 먹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스코필드에게 있어서 더 나아가서는 군인들에게 있어서 훈장은 죽음을 나타내는 물건입니다. 훈장은 나라에 대한 충성심을 나타내는 상징임과 동시에 군인들의 희생을 정당화하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힘들게 죽음을 무릅쓰고서 받는 훈장은 스코필드가 받아서 먹은 와인보다도 가벼운 존재입니다. 당연히 생명의 무거움보다도 훨씬 가볍습니다. 그렇기에 스코필드는 훈장을 그렇게 중요시하지 않습니다. 생존을 위해서는 그렇게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훈장을 와인과 바꿔서 먹은 스코필드는 살아남고, 훈장을 원하던 블레이크는 죽음을 맞이합니다.

 

 

'I Am a Poor Wayfaring Stranger'


1917 스틸컷 출처 : 네이버 영화 홈페이지

 스코필드는 데본셔 2번 대가 있는 장소에 강에서 떠밀려와서 도착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마주한 것은 체리 나무 꽃잎이 죽은 병사들을 위로하는 무덤이었습니다. 그곳을 지나자 병사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한 병사가 부르는 노래를 듣고 있는 모습이 나옵니다. 'I Am a Poor Wayfaring Stranger' 번역하면 '방황하는 가련한 나그네'라고 합니다. 이 노래를 듣고 있는 스코필드는 무기력해 보입니다. 너무나도 많이 지쳤고, 또 다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카메라는 이 노래를 듣고 있는 스코필드를 지나서 앉아있는 병사들의 주위를 돌면서 그들을 보여줍니다. 그러고 나서 다시 스코필드를 비추는데 스코필드가 앉아있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관객들은 그때 다시 깨닫게 됩니다. 스코필드도 임무만 다를 뿐 그들과 다름없는 군인이자 전쟁터를 방황하는 나그네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1917 ost 'I Am a Poor Wayfaring Stranger'

출처 : SonySoundtrackVEVO 유튜브 

각자의 목표를 위해서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병사들


1917 스틸컷 출처 : 네이버 영화 홈페이지

 데본셔 2번대의 진격이 시작되고, 독일군의 포격이 시작된 전쟁터를 스코필드가 가로질러서 달리는 장면은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자 명장면입니다. 데본셔 2번대의 진격 블레이크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들이 달려 나가는 것이 무조건적으로 훈장 때문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마치 전쟁터를 달려 나가는 모습과 떨어지던 비행기와 비슷한 포격이 너무나도 일치되어 보입니다. 그리고 스코필드는 블레이크의 선택을 막지 못했기에 달려가서 적을 처치하지 못했기에 블레이크의 죽음을 두 눈으로 목격해야 했습니다. 굉장히 유사한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에는 스코필드는 망설이지 않고 달려 나갑니다. 대본 셔 2번대의 병사들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 죽음을 향해서 달리고 스코필드는 그들을 무겁고도 소중한 생명을 위해서 전쟁을 멈추기 위해서 그들을 가로질러서 달려 나갑니다.

1917 스틸컷 출처 : 네이버 영화 홈페이지

 이 영화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2017)처럼 생명을 살리는 작전이 주요 내용입니다. 그러나 '1917'은 '덩케르크'처럼 작전의 성공을 승리라고 표현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승리라는 단어는 이 작전에 이 영화에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스코필드는 전쟁터를 가로질러서 결국에는 멕켄지에 중령에게 작전을 전달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멕켄지 중령을 작전을 바로 중단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멕켄지 중령은 스코필드에게 말합니다. 모두가 죽어야만 전쟁이 끝난다고 말입니다. 맞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이번 전투에서의 죽음은 막았지만 결국에 전쟁을 멈추기 위해서는 한쪽이 전투 불능 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작전의 성공에 환호하지도 승리했다고 자축하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데본셔 2번대는 1918년 제3차 엔 강 전투 첫째 날 약 550명을 잃고 나서 살아남은 병력은 두 자릿수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영국군 연대 중에는 처음으로 프랑스 측으로부터 전쟁 훈장을 받았습니다. 정말 씁쓸하고도 마음 아픈 장면입니다. 결국 그들은 블레이크가 원하던 그대로 죽어서 훈장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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